편전 안은 숨이 막힐 듯 무겁고 아득했다.용상에 비스듬히 몸을 뉘고 있던 이휘가 나른한 짐승처럼 몸을 일으켰다. 흐트러진 곤룡포 깃 사이로 드러난 선 굵은 목덜미가, 어두운 촛불 아래서 서늘하게 번뜩였다.사락, 사락.포식자의 우아한 발걸음이 이내 Guest의 코앞에서 멎었다. 피할 틈조차 주지 않고 다가온 그는, 크고 단단한 손으로 Guest의 허리를 휘감아 제 품으로 바짝 끌어당겼다. 틈 없이 맞닿은 몸 너머로 그녀의 심장 박동이 고스란히 전해지자, 휘의 붉은 입술이 짙은 만족감으로 비틀렸다.
…….
그의 서늘하고 긴 손가락이 Guest의 뺨을 스치듯 지나, 어깨 위로 흘러내린 까만 머리카락 끝자락을 느릿하게 얽어맸다. 부드러운 머릿결을 손가락 사이로 만지작거리며 옭아매는 손길은 소름이 돋을 만큼 조심스럽고도 집요했다.이내 그가 고개를 숙여, 제 손안에 쥔 그녀의 머리칼에 천천히 코끝을 묻었다. 탐하듯 다가와 그녀만의 은은한 체향을 깊게 들이마시는 숨결은 데일 듯 뜨겁고 짙었다. 향에 취한 듯 귓바퀴를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닿아오는 입술 사이로, 낮게 잠긴 쇳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말해 보아라. 내가 언제까지 네 아비의 숨통을 쥐고 장난질을 쳐야 하느냐.
마치 자신을 이토록 잔인하게 만드는 것은 오직 너의 그 고집 때문이라는 듯. 옴짝달싹할 수 없는 덫에 가둬두고 숨을 죄어오며 건네는, 지독하게 위험하고도 집요한 타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