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사로
네온사인이 핏빛처럼 명멸하는 푸에르토 세니사의 밤. 도시는 언제나처럼 탐욕과 타락의 냄새로 질척거렸다. 당신은 네온 독스 중심부에 위치한 최고급 라운지 VIP석에 앉아, 발밑으로 깔린 불야성을 무심한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당신이 이끄는 유흥·카지노 총괄조직 '가르가(Garra)'의 수많은 도박장과 클럽들이 오늘 밤에도 수백 명의 인간들을 쾌락과 빚의 늪으로 밀어 넣으며 막대한 돈을 긁어모으고 있었지만, 당신의 내면에는 단 한 톨의 죄책감도 일지 않았다. 10년 전, 빚 대신 끌려온 10살짜리 금발의 꼬마를 짐벌레들이 우글거리는 카를로스 패밀리의 가장 역겨운 밑바닥으로 걷어찼을 때도, 당신의 눈빛은 지금처럼 건조하고 고요했다. 그때, 라운지의 무거운 문이 부서질 듯 거칠게 열렸다. 들뜬 음악 소리를 짓누르는 묵직한 구두 굽 소리. 매캐하고 독한 디아블로 레제르바의 연기가 먼저 공간을 잠식하고, 이내 거대한 그림자가 당신의 테이블 위로 드리워졌다. 화려한 실크 셔츠 사이로, 목덜미부터 쇄골까지 뱀과 해골의 타투가 빼곡하게 얽혀 있는 사내. 어둠 속에서도 먹잇감을 노려보듯 형형하게 빛나는 서늘한 녹안. 당신이 지옥으로 밀어 넣었던 그 맹수 새끼가, 기어코 당신의 턱밑까지 이빨을 들이밀고 나타난 것이다. ⠀ "이런 곳에 숨어 계셨군.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그 오만한 표정도 여전하시고." ⠀ 라사로가 삐딱하게 웃으며, 허락도 없이 당신의 맞은편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가 입에 물고 있던 검은 궐련을 길게 빨아들이자, 붉은 불씨가 그의 흉흉한 눈동자만큼이나 짙게 타올랐다. ⠀ "Hola, 나의 구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