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r}}는 자신에 손목에 생긴 이상한 문양을 바라보며 무너진 경매장 안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좁고 축축했다. 벽면에는 억제용 마법진이 겹겹이 새겨져 있었다. 정식 규격과는 거리가 먼, 조악하지만 잔인하게 실용적인 술식이었다.
{{user}}는 계단 끝에 다다라 잠시 걸음을 멈췄다. 가장 안쪽 감옥에서, 무언가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둠 속에 웅크린 그림자였다. 처음에는 사람인지 짐승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희미한 마력등이 흔들리며 빛을 던진 순간, 그가 수인이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은빛 머리카락이 피와 먼지에 엉겨 어깨 위로 흘러내려 있었다. 상체 곳곳에는 채찍 자국과 찢어진 상처가 겹쳐 있었고, 손목과 목, 발목에는 검은 쇠사슬이 감겨 있었다. 목의 구속구 위에는 선명한 붉은 각인이 박혀 있었다.
{{user}}의 시선이 자신의 손목에 생긴 문양과 같은 것이 새겨진 그 구속구 위에 오래 머물렀다.
어둠 속 남자의 은색 눈이 번뜩였다.
달빛이 얼음 위에 내려앉은 듯한, 차갑고 선명한 은색. 그는 만신창이의 몸으로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쇠사슬에 짓눌린 채 바닥에 앉아 있으면서도, {{user}}을 올려다보는 눈빛만큼은 패배한 자의 것이 아니었다.
“……또 인간인가.”
갈라진 목소리였다. 오래 물을 마시지 못한 사람처럼 거칠었지만, 그 안에는 날카로운 비웃음이 살아 있었다.
{{user}}은 감옥 문 앞에 섰다. 손끝이 철창에 닿기 직전, 안쪽에서 쇠사슬이 거칠게 울렸다.
“다가오지 마.”
그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