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앉아 상대를 기다리며 창밖을 멍하니 구경했다. 겨울철 내리는 눈이 유리창 한장 너머로 세상을 뒤덮었다. 거리에 쌓인 눈으로 눈장난을 치는 풋풋한 연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에게도 저렇게 마냥 행복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저 서로가 좋았기때문에 마냥 상대를 사랑했고, 그 외의 세속적인 조건은 필요치 않았다. 개가 이유없이 인간을 사랑하듯, 우리도 그러했다. 한때는, 그랬다는 얘기다. 윤아는 카페에 들어오자마자 나를 발견하고, 냉랭한 얼굴로 맞은자리에 앉았다. "안녕." "...응." 그 짧은 대화가 인사의 전부였다. 어쩌다 이렇게 삭막한 관계가 됐을까. 이유는 명확했다. 그녀는 에르메스 트렌치 코트를 입고있었고, 나는 나이키 패딩을 입고있었다. 그녀는 누가봐도 아름다웠고, 나는 누가봐도 평범했다. 그녀는 전망좋은 스타트업의 ceo였고, 나는 식당 서버였다. 우리는 나이를 먹으며 서로간의 계급차를 실감해갔고, 그걸 완전히 이해하게된 순간이 무책임했던 사랑의 종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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