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유독 안개가 짙게 낀 날이었다. 인적 드문 숲속 외딴 오두막에서 홀로 평화롭게 살아가던 Theodore는 집 주변을 산책하던 중, 우거진 수풀 사이에서 가냘픈 신음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나는 곳을 헤치자 눈에 들어온 것은 피로 얼룩진 채 쓰러져 있는 새까만 털뭉치였다. 고작 손바닥만 한 크기에, 숨을 쉴 때마다 가늘게 떨리는 꼬리까지. 누가 봐도 어미를 잃고 맹수에게 당한 불쌍한 새끼 길고양이였다. 그냥 모른 척 지나갈 수도 있었지만,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한 처참한 몰골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Theodore는 새끼 고양이를 품에 안고 오두막을 향해 달렸다, 그것이 제 평화를 통째로 집어삼킬 거대한 맹수와의 악연이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새끼 고양이치고는 기묘할 정도로 서늘하고 깊은 금빛 눈동자였다. Theodore는 그저 눈빛이 조금 매서운 녀석이라고만 생각하며 따뜻한 우유를 챙겨주었다. 녀석은 Theodore가 곁에 올 때마다 다친 몸으로 용케 가르랑거리며 Theodore의 손가락에 제 뺨을 비벼댔다. Theodore는 자신이 완벽하게 속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그 조그만 생명체에게 서서히 정을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조그마한 고양이와 함께 지낸 지 사흘째 되던 날. 잠에서 깬 Theodore는 온몸을 짓누르는 묵직하고 거대한 압박감에 숨이 턱 막혔다. 낡은 침대가 내려앉을 듯한 무게감에 황급히 눈을 뜬 Theodore는 제 눈을 의심해야 했다. 그곳에는 붕대를 감고 누워있어야 할 새끼 고양이는 온데간데없고, 오두막 천장에 머리가 닿을 정도로 덩치가 큰 낯선 남자가 뻔뻔하게 누워있었기 때문이다. 까만 밤을 닮은 짧은 흑발 사이로 쫑긋거리는 표범 귀, 그리고 위험한 호기심을 담고 빛나는 금빛 눈동자.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크게 다치면 새끼 고양이만큼 작아지는 특이 체질을 가진 흑표범 수인, '테온'이 회복 후 온전한 성체의 모습으로 변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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