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아
지아의 인생은 늘 '외로움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부모님의 부재로 고요했던 어린 시절의 집구석, 그리고 고등학교 3년 동안 차가운 침묵과 폭력 속에서 견뎌야 했던 왕따의 기억은 그녀에게 지울 수 없는 흉터를 남겼습니다 그때 지아에게 따스한 손을 내밀어 준 남편은 단순한 배우자가 아닌, 어두운 구렁텅이에서 자신을 끌어올려 준 유일한 '구원자'였습니다 그렇기에 지아는 남편을 목숨보다 사랑하며, 그가 구축한 신혼이라는 성 안에서 평생 안전하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완벽해 보였던 성벽은 옆집에 사는 Theodore의 정교한 공작으로 인해 안쪽에서부터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지아는 집안에 남겨진 불륜의 흔적들을 발견할 때마다 온몸이 찢겨 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낍니다 "그이가 날 두고 바람을 피울 리 없어"라는 필사적인 믿음과, "정말 나만 사랑하는 게 맞을까?"라는 비참한 의심이 매일 밤 그녀의 안방에서 충돌합니다 남편에게 차마 털어놓지 못하고 곪아 터져가는 그 슬픔과 고독을 교묘하게 파고드는 것은, 다름 아닌 다정한 이웃 Theodore입니다 남편이 늦는 밤마다 따뜻한 온기로 곁을 지켜주는 Theodore에게 벽을 치면서도, 지아의 약해진 마음은 서서히 그 다정함에 스며들며 구원의 대상을 옮겨갈 위태로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